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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시브 번역/Lv.1

씁쓸하고 달콤한

도서관알바 2017. 3. 24.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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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씁쓸하고 달콤한 」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이 카페는 오늘 우연히 우미쨩과 거리를 거닐다 발견한 가게.

또 살이 찐다고 우미쨩이 말했지만 난 파르페를 주문했다.

왜냐하면 먹고 싶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게다가 공연 날이 다가온 것도 아니고……


먹은 것은 또 내일부터 훈련에서 태우면 된다며 내가 필사적으로 호소하자

우미쨩은 "네네……"라는 애매한 대답으로 돌려주었다. 으으... 나를 전혀 신용하지 않아.

그런 우미쨩은 커피만으로도 좋은가 보다. 설탕도 넣지 않는다니 꽤 멋있어 보여.


예전에는 설탕을 넣지 않으면 커피는 전혀 못 마셨던 우미쨩인데. 언제부터 마실 수 있게 된걸까?

어느새 눈 앞에 놓인 파르페를 바라본 후, 나는 떨떠름한 마음을 달콤한 파르페로 감쪽같이 지우며 입안 가득 아이스크림을 베어 물었다.







우물우물...


아, 달콤하다.







"아. 잠시만요, 호노카"

"응?"

"볼에 크림이 묻어있어요"

"아~"






우미쨩은 자리에서 허리를 올리고 내 쪽으로 상반신을 내밀었다.

어깨를 타고 있던 검은 머리가 깨끗이 떨어지면서 나의 얼굴을 계속 파악하는 우미쨩의 눈에 내 얼굴이 비친듯한 생각이 들었다.

보석처럼 빛나는 모습에 넋을 잃고 보고 있는 동안, 우미쨩의 양팔이 다가와 나의 오른쪽 뺨에 붙어 있을 더러운 것을 푸른 손수건으로 부드럽게 닦아내고


네, 깨끗해졌네요. " 라고 내게 미소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고마워"

"호노카, 천천히 드세요"

"응."

"파르페는 도망가지 않으니까요. "

"응."






나는 왠지 먹은 파르페가 심장에까지 쿵 떨어진 듯한 기분이 되었다.



파르페 잔 가장자리에 동그랗게 올라간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녹고 있다.

그 사실을 알아챈 나는 급히 스푼으로 떠먹으며, 도망가진 않지만 녹아가는 파르페의 건방진 달콤함을 섭섭하게 여기던 중,

문득 그런 나에게 상냥한 눈길을 보내는 우미쨩을 발견했다.






"우미쨩 행복해 보이네"

"그, 그렇게 보이나요?"






우미쨩은 허를 찔린 듯 움찔 했다. 이 상황이 만화라면 지금 그녀의 얼굴 옆에는 Σ(·□·;)처럼 뭔가 형용하기 힘든..

머리카락 끝이 뿅~ 튀어 올라 땀을 줄줄 흘리는 모습이었겠지만, 안타깝게도 우미쨩은 거기까지 알기 쉬운 반응은 해주지 않았다.






"호노카는 맛있는 파르페를 먹고 있어서 그렇지만.. 우미쨩은 쓴 커피밖에 안 마셨는데 왠지 싱글벙글하고 이상하네"

"별로 이상할 것 없어요. 당신에게 쓴맛은 싫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저에게는 그것이 포상입니다."

"흐~음~~~ 정말?"

"정말이에요"

"그런 것 치고는 전혀 커피가 줄지 않는데"

"앗"






우미쨩은 이번엔 땀을 힘없이 늘어뜨린 모습이 되었다. 싫은 곳을 찔렸는지 입가를 실룩거리면서.







"우미쨩 말이지"

"뭐, 뭔가요?"

"혹시 무리하는 거 아니야?"

"그, 그렇지 않아요"

"그럼 커피 뜨거울 때 마시지 않으면 식는다구."

"그.. 그렇네요......"







우미쨩은 떨리는 손으로 커피 컵을 그대로 천천히 기울여 조금씩 커피를 입 안에 흘렸다.

자, 우미쨩은 정말 블랙을 마시게 되었을까 생각을 하며 우미쨩의 표정을 살펴보자,

우미쨩은 입에 머금은 겨우 그 한 입조차 삼키지 않고 세계 표준의 씁쓸한 표정을 했다.






"이것 봐, 역시 허세 부리고 있었네!"

"~~~!"






우미쨩은 일부러 내 쪽을 보지 않고 뺨을 부풀린 채 아직도 블랙커피와 싸우고 있었다.

빨리 삼키면 좋으련만 아무래도 할 수 있지 못하는 듯 했다. 간신히 우미쨩이 그 한 입을 삼킨 것은 그로부터 몇 분 만의 일이었다.






"씁니다아아……"

"왜 블랙을 주문한 거야"

"아니, 뭐……오늘이야말로 마셔보고 싶어서요"

"아, 조금 공감되네~"

"그렇죠? 역시 이제 고등 학생이니까 하고……블랙커피 정도 마시고 싶은 나이잖아요 "

"그래도, 별로 서두를 필요 없다고 생각해. 쓴 거 못마시는 우미쨩도 귀엽고"

"뭣...?!!"






콰다당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 우미쨩은 입가를 실룩거리며, 입을 쩌억 벌리더니 우미쨩을 바라보는 내 시선과 부딪침 끝에 뺨을 새빨갛게 붉혔다.






"이, 이상한 소리 하지 마세요!"

"응? 뭔가 이상한 소리 했던가..."

"했죠! 아, 제가 그... 귀엽고, 라니"

"응. 쓴 커피 마시던 우미쨩은 평소보다 귀여웠어"

"읏!? 그, 그래서 그렇게 저를 놀리는 것을 그만두라고 말했다구요!"






우미쨩 자신도 모르게 고조되던  목소리는 주위의 시선을 모았고,

급히 나는 집게손가락을 입에 대고 우미쨩에세 손짓을 했다.

우미쨩도 내 말을 이해한 듯 주위를 둘러봐 낯선 손님과 시선이 겹치는 이 순간의 기묘함에 자신이 주목받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

곧 두 손으로 입을 막고 툭 하고 자리에 앉은 뒤 우미쨩은 더욱 수치심에 뺨을 붉히며 테이블 너머로 나를 향해 상체를 보냈다 .






"정말! 호노카 때문에 눈에 띄어 버렸잖아요! 최저입니다!"

"호노카의 탓이야 !?"






화내는 목소리 속에는  나에게 서운한 감정이 가득 차 있다. 그러나 나는 우미쨩이 귀엽다고 한 것 외에는 다른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 우미쨩한테 귀엽다고 하면 안 되는 거야?"

"왜라니요! 귀엽다니……듣는 사람이 부끄러운 게 당연하잖아요!"






우미쨩이 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꽤 귀엽다고 말하는 것에 내성이 없었던 걸까.






"으음, 그런가?? 호노카는 잘 모를지도"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하세요! 우선은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머리에 떠올립니다!"

"아, 응"






우미쨩이 뭉게뭉게 떠 있다. 웃는 얼굴로 나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그리고 그 사람으로부터 귀엽다고 하는 것을 상상해보세요!

당신은 평소처럼 있을 수 있습니까!?"






머릿속의 우미쨩은 나를 바라보고 살짝 미소지으며 연분홍색 입술을 작게 열고 나에게 봄의 바다처럼 잔잔한 시선을 보냈다.







『 귀여워요, 호노카 』


"!?"



순간 심장은 두근두근 깨어난 듯 움직이기 시작하고 손가락이 떨리며 입에 갈증을 느낀다.

상상 속의 말이지만도 상상 이상의 부끄러움에, 나도 모르게 두 손으로 얼굴 전체를 가렸다. 

빨개진 낙지처럼 새빨갛게 되어있을 것이다. 이 얼굴빛을 손으로 감추면 얼굴에서 우러난 증기가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에서 벗어나거나 할 것이 궁금할 뿐이다. 아아, 비겁해 우미쨩, 우미쨩의 그 버릇...--.







"그래요, 역시 그렇게 되겠지요!?"

"응......그렇네......제법 부끄러울지도......"







우미쨩은 만족한 듯 고개를 앞뒤로 움직였다.







"호노카가 느낀 기분과 제가 기분은 같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으로부터 귀엽다는 말을 듣는 것은 그 정도로 부끄러운 일이니까요 "

"으......응? 잠깐만......"

"왜 그러세요?"

"아니, 좋아하는 사람에게 귀엽다는 말을 듣는 것은 부끄럽다고 했지?"

"그러니까 조금 전부터 그렇게 말하지 않았습니까"

"우미쨩은 언제 좋아하는 사람에게 귀엽다는 말을 들은 거야?"

"네? 방금요. 호노카가 쓴 커피를 못 마시는 저보고 귀엽다고 했잖아요"

"그랬지"

"네에...... 에?"







우미쨩은 문득 시선을 대각선 위로 올렸다.







"제, 제가 뭐라고 했나요?"

"좋아하는 사람으로부터 귀엽다는 말을 듣는 것이 부끄러웠다고 하던걸"

"그런가요, 뭔가 실수한 느낌이 들었는데"

"기분 탓 아닐까?"

"그런가요......"







서로 바라보는, 조용한 시간이 흘렀다.







"우미쨩은, 별로 부끄럽지 않은 거야?"

"부끄럽습니다. 금방이라도 얼굴이 터질 것 같아요"

"그런 것 치고는 엄청 침착해 보이는데"

"아니, 정말 부끄러운 것은 확실합니다만 ……

뭐랄까, 역시 너무나 부끄러워서 아무것도 느끼지 않게 되어 버렸습니다"

"아아……과연……"







우미쨩은 내게 시선을 똑바로 고정하며,







"그"

"응?"

"아까 제가 좋아하는 사람을 떠올리라고 했잖아요 "

"그랬지"

"누구를 떠올리셨나요?"

"누구라고 생각해?"

"글쎄요... 어차피 'μ's의 모두가 좋다고 말할 것 같습니다만"

"아니, 한 명이야"

"아, 그런가요......"

"응"

"흐~음……"

"......"







우미쨩은 시선을 아래로 떨어트렸다.







"저, 혹시 그 사람... 호노카와 평소 자주 함께 있는 사람인가요...?"

"응, 맞아"

"아, 그렇습니까......"







우미쨩은 자세를 바꿔서 자리에 앉았다.







"혹시...... μ's의 멤버입니까......?"

"응"

"그, 그렇습니까……"







우미쨩은 손가락에 머리카락을 돌돌 말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저, 혹시 그 사람...... 호노카가 평소 자주 함께 있는 사람입니까?"

"응, 그래"

"과연……"







우미쨩의 입가가 조금 풀렸다.







"저......"

"응~?"

"그 사람, 2학년이지요?"

"아니, 3학년이야."

"아......"







순간, 우미쨩은 경직했다.

조금 전까지 기쁨을 감추지 못한 얼굴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진지한 얼굴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얼굴에 떠올리는 그녀는 돌처럼 굳었다.

그러던 중 점차 우미쨩의 눈가에는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다. 입을 뻥긋 뻥긋 벌린 채

절망으로 얼굴을 찡그리다, 그녀는 조용히 그 상태로 계속 있었다. 그러다 눈물 한 방울이 뺨을 타고 내려왔을 때

우미쨩은 가까스로 석화의 마법을 풀었지만, 누가 봐도 어색한 움직임으로 내 손을 살며시 쥐고 날 바라보며 말을 걸어왔다.







"호, 호노카......당신이 비록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어도......아아, 저, 저는 그래도 아직 당신이ーー"

"우, 우아으아아~!!! 거짓말! 거짓말이야!! 울지 말아줘 우미쨩!!!"

"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우미쨩이니까! 괜찮아, 서로 좋아하는 거야 우리!"






우미쨩은 크게 입을 벌린 채 움직이지 않는다.

눈앞에서 얼굴의 눈 앞에서 손을 흔들거나 여러 차례 불러도 반응하지 않는다.

아마 한꺼번에 들어오는 정보량이 너무 많아서 멈추어 버린 것으로 생각하는데도 이 순간, 끌어안거나 서로 눈물을 흘리거나

어쩌면 키스를 하거나, 더 감동적인 것을 상상하던 나는 눈앞에서 굳어진 채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 화가 나고 말았다.

더 우미쨩과 노닥거리고 싶은데 열심히 뜨거운 시선을 보내도 우미쨩은 꽁꽁 언 채 역시 움직이지 않는다.

그 원인은 나에게도 있으니까 무조건 우미쨩을 탓할 수도 없다. 어디에도 분출 할 수 없는 슬픔의 행방을 찾던 중,

우미쨩의 눈앞에 있는 완전히 식은 커피에 이르렀다. 나는 지금이라고 손뼉을 치고

살짝 우미쨩의 작고 귀여운 입 안에 커피를 조금만 부었다. 갑자기 입에서 커피 맛이 느껴져

흠칫 떠는 우미쨩. 겨우 보인 반응에 보람을 느낀다. 곧 우미쨩이 커피의 쓴맛에

다시 울상이 되어버릴 귀여운 모습이 생각나자 싱글싱글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뜻밖에도 우미쨩은 그냥 힘들게 삼켰다.







"어, 어라?"







우미쨩은 의식을 되찾고 나를 진중한 눈동자로 바라보았다.







"정말, 호노카...... 갑자기 입 안에 커피를 붓고 말이에요"

"아니, 그건 나빴지만... 우미쨩, 블랙커피 마시고 있다구?!"







멍하니 있던 우미쨩은 내 당황한 모습을 보고 킥킥 웃다가 내게 미소 지었다 .













"아, 그것은 ---"













"사랑이, 이렇게나 달콤한 것이어서"













진부한 말투. 하지만 그녀의 눈동자가 너무나 순수해서 나는 일순간 눈에 사로잡힌 뒤 시선을 떨어뜨려 커피잔에 손을 뻗어버렸다.






손으로 커피잔을 들어 올린다.


커피잔의 무게가 느껴진다..


그곳에 입을 가져다 댄 순간, 우미쨩과 눈을 마주쳤다.







"후후, 호노카. 간접 키스네요."






짓궂게 미소 짓는 그녀.


쓴 탁류를 천천히 삼키면서, 나는 그 속의 확실한 달콤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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