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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은, 우주 넘버원 아이돌.

 우주 넘버원이라는 건, 이 세계 어디에 있든지, 니코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는 거야.


하늘 따위는 넘어서, 은하까지 닿을 정도의, 그런 슈퍼 아이돌이 되는 게 니코의 꿈


 그런 니코도 물론, 아직 어렸을 때가 있었어.

 …그리고 그때의 어린 니코는, 그건 정말 말 그대로의 응석쟁이였지.

 


「싫어, 니코는 동생 같은 건 필요 없단 말야!!!」



 그건, 니코가 7살 생일을 맞이한 날이었어.

 엄마의 배에, 새로운 생명… 아기를 가졌다고 말을 들었지.


생일 케이크 앞에서, 오른손 왼손에 포크를 하나씩 잡은 채로, 쾅쾅 책상을 쳤어.


맞은편에는 아빠가 있고, 그 옆에는 엄마가 있었는데, 니코는 둘에게 항의를 했어.

 같이 앉고 있던 좋아하는 토끼 인형이, 진동으로 책상에서 떨어졌고.


반짝이는 장식을 단 고깔모자를 머리에 쓰고, 살짝 짧은 앞머리의 깊은 곳에서, 붉은 눈동자를 글썽거리며 울먹였어.

 모처럼의 생일날. 눈앞의 상에는 호화로운 요리와 니코가 좋아하는 생크림이 잔뜩 올려진 딸기 케이크도 있었지.

그런 경사스러운 날에 목소리를 높이는 자그마한 소녀. 그게 니코였어.


「왜 그러니? 니코는 동생이 생기면, 언니가 되는 거란다?」


 엄마가 곤란한 듯이 웃으면서 자기 배를 쓰다듬었어.

정말 소중하게 쓰다듬는 오른손. 그 손길을 보고 니코는 더욱 볼을 부풀렸지.



「그렇단다, 니코. 가족이 많아지는 건 행복한 일이야」

「싫어!! 언니가 되고 싶지도 않고, 동생 같은 건 싫어!!」


 아빠의 말에 픽 머리를 돌리고, 니코는 딸기에 포크를 찍어 한입에 먹어버렸어.

냠, 냠 있는 힘껏 딸기를 씹어 먹은 후, 눈앞의 부모님을 봐라봤는데.


 곤란해 하는 엄마와는 다르게, 아빠는 재밌는 듯이 웃고 계셨어.


「이상하네, 니코라면 분명 기뻐해줄 줄 알고 일부러 생일에 알려준 건데」

「전혀 기쁘지 않아!! 엄마 배에는 커다란 알이 들어있다고 생각했는걸! 아니면 갱년기라서 살이 찌거나!」

「에엣!? …니코, 그런 말을 어디서 배운 거니……」


놀라며 눈을 크게 뜨는 엄마, 역시 재밌는 듯이 하하 웃는 아빠. 니코의 화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임신 4개월 째, 반 년 후에는 기족이 늘어날 거라고 들었다.

유치원에 다니는 친구들에게서 자주 들었다. 「나 오늘 오빠랑 놀 거야~」라던가「동생이랑 심부름 갔었어~」라던가.

모두 아주 기쁜 미소로, 그런 시답잖은 일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니코는 전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가족이 늘어나면, 뭐가 기쁘다는 거야?

 그도 그럴게, 지금 눈앞에 있는 케이크도 동생들이 있으면 같이 나눠먹어야 하잖아?

아빠와 엄마랑 놀 때도, 니코보다 동생을 더 챙겨줄지도 모르고.


 니코는 말이지, 그런 건 참을 수 없어. 니코는 언제든지 최고가 좋으니까.

 그야 니코는 아이돌이니까. 아이돌은 모두에게 귀여움을 받고 미소로 만들어주는 사람이니까.

니코는 그런 매일 매일이 멋지고 행복한 인생을 보내고 싶어. 아직 어린애라고 어른들은 말하지만, 나는 이미 충분히 어른인걸.

 언젠가 아이돌이 되는 게 니코의 꿈이야. 그런 아이돌 인생에, 제 2의 존재 같은 건 필요하지 않아.


엄마와 아빠는 정말 사이가 좋으셨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사랑받는 자신이 좋았다.

그 애정을 동생들과 나누다니, 니코는 절대 하고 싶지 않았다. 엄마랑 아빠는 니코만의 것이니까.


「니코, 그런 찡그린 얼굴보다 웃는 게 더 귀엽단다. 자, 니코니코니-!」


 아빠는 니코가 처음 말을 떼기 시작했을 때부터 「마법의 주문」을 가르쳐주셨다.

 그걸 말하면, 언제든지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하셨다. 미소의 마법에 걸린다면서.


그 마법은, 니코에게만 전해진 특별한 것. 아빠와 엄마와 니코 말고는 누구에게도 쓰게 해주지 않을 거고, 알려주지도 않을 거라고 하셨다.


 처음엔 찡그리던 니코도 점점 표정이 풀어져 갔다. 엄마도 나와 함께, 「니코니코니-」를 외쳤다.

이 순간만큼은, 엄마와 아빠의 관심도, 시간도, 전부 내 것으로 되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니코니코니-!!」


 어느 새 기분이 풀린 니코는, 생크림을 입에 잔뜩 묻히고, 그날도 가족이서 함께 니코니코니를 했다.


 아빠 손가락과 엄마 손가락, 아기 손가락을 세우고, 셋이서 함께 니코니코니.

정말 행복한 가족의 시간. 잘 때는 川처럼 셋이서 나란히 자고, 아빠와 엄마 사이에서 껴안고 있는 니코가 있었다.

따뜻했다. 가끔 무서운 꿈을 꿀 때도 있었지만, 그때는 아빠를 깨웠다.

 그러면 아빠는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셨고, 같이 화장실에도 가주고.


 니코는 아빠를 정말 좋아해. 정말 정말 좋아했어.


언니가 되는 건 싫었지만, 생일 음식도 이 시간도, 니코는 마음 깊이 기뻤어.


 아빠는 재미있는 사람이셨다.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에게 푹 빠져있었다.

아빠와 엄마가 만난 건 고등학생 때라는 것 같다. 엄마는 지금은 이렇게 밝은 성격이시지만, 예전에는 조용했다고 하셨다.

그와는 반대로, 아빠는 반의 인기인. 언제나 모두를 웃게 하셨다고 한다.


 어느 때도 미소를 잃지 않는 사람이라, 화내거나 슬퍼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고 하셨다.


아빠는 항상 교실 뒤편에서 한가한 듯이 삐삐를 만지고 있는 엄마에게 말을 걸었다고 한다.

 낯가림이 심한 엄마는 처음엔 경어를 써서 엄청 쌀쌀했어, 라고 요즘에도 자주 말씀하신다.


「아빠는 말야, 정말 끈질겼단다」라고, 기쁜 듯이 말씀하시는 엄마를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았지만.

아빠는 첫눈에 반했다고 한다. 들어 보면 하루도 빠짐없이 엄마에게 고백을 한 모양이다.


엄마에게 OK를 받고 사귀기 시작했을 때는, 너무 기뻐서 바로 엄마를 껴안고, 그 기세로 키스까지 해버려서.

 깜짝 놀란 엄마에게 있는 힘껏 뺨을 맞았다고 한다.


「그때 맞았던 뺨, 엄청 아팠지」라고 말하는 아빠에게「좋은 추억이잖아?」라며 웃는 엄마. 정말 사이좋았다.


 아빠와 엄마의 첫 데이트는, 신사에서 했다는 듯하다. 칸다묘진이라는 신사.

이치노미야의 오호나무지노미코토 님에게 엄마와 평생 사이좋게 있을 수 있도록 결연을 빌었다고 한다. 거기서 아빠는 부적을 샀다.

 그걸 엄마에게 건네주며「엄마를 언제든지 지켜줄 수 있기를」이라는 생각을 하셨다고 하셨다.


 그 부적은 태우지 않고 지금도 소중히 엄마가 가지고 있다. 마치 보물처럼.

 부적 안에는, 지금까지의 추억,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말하셨다.


 니코가 자랑하는 엄마와 아빠. 재미있고 상냥한 아빠와, 귀엽고 아빠를 사랑하는 엄마.

 

  니코는 둘 사이에서, 평생 행복한 매일을 보낼 거라고, 어릴 때부터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런 어느 날, 아빠가 입원했다. 일을 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다고 했다.

 오늘은 몸이 조금 안 좋으셔서, 기운을 차리려고 주사를 맞으러 가셨단다, 그때 엄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후, 한 번은 퇴원했지만,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입원을 하셨다.

 겨울 감기가 아빠를 괴롭히네, 라며 아빠는 웃으며 말씀하셨다.


 처음에는 병실 안을 돌아다니던 아빠였는데, 점점 힘이 빠지며 일어나는 것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셨다.

복도에 나갈 때는 항상 휠체어가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엔, 니트 모자를 머리에 쓰게 되었다.



「…니코, 동생들의 이름으로 코코로와 코코아는 어떨까」

「코코로랑 코코아?」

「응. 귀여운 이름이지? 쌍둥이 여자아이래. 니코는 언니가 되는 거야」

「……평범해」


 병실 침대 위에서, 니트 모자를 쓴 아빠가「작명 책」을 읽으며 그런 말을 꺼냈다.

니코는 학교가 끝나면 이렇게 아빠의 병실에 오는 게 일상이 되어 있었다.

 엄마는 일이 끝나면 늦어버리니까 언제나 니코가 먼저 와서, 엄마가 하는 것처럼 사과를 깎아 드리는 거야.

칼은 아직 못 쓰니까, 필러로 말야. 사용하기도 간단하고.


 엄마의 배는 나날이 커져갔다.「쓰다듬어 볼래?」라며 엄마가 배를 내미실 때마다,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못된 일이지만, 자기 전에는 항상「동생이 태어나지 않기를」이라는 소원을 빌었다.


 그리고 아빠는 동생의 이름을 정하고 기분이 정말 좋아 보이셨다. 그게 더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니코, 혹시 아직도 동생이 태어나는 게 싫니?」

「별로-. 있지, 아빠, 동생 이름보다 마법의 주문 하자-」


 그리고 니코는 또 아빠와「니코니코니-」를 했다.

아빠는 어느 때든지 니코에게 미소만을 보여줘. 그래서 니코도, 기뻐서 미소가 돼.


 조금 있으면, 전보다 배가 더 부푼 엄마가 일을 마치고 돌아왔다. 셋이서 즐겁게 밤까지 이야기를 했다.


「…미안해, 내가 일을 할 수 없어서 그런 몸으로 무리시키고」

「……바보 같은 말 하지 말아줘. 건강해지면, 그만큼 잔뜩 시킬 거야…」


 가끔씩, 부모님은 이런 대화를 하셨다.

 그때의 엄마의 눈은, 언제나 눈물이 흐를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부적을 아빠와 함께 손에 꽉 쥐었다.


 어째서 엄마가 울 것 같은지는, 니코에겐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분명 그때는 이미, 아빠도 엄마도 말로가 보이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니코는 언제나 사이좋은 둘이니까, 아무 것도 느끼지 않고 듣고만 있었다.


그런 날들이 얼마간 이어졌다. 병원 안에 있는 매점에서 팔리는 스위츠가 정말 맛있다고 유명했었다.

환자들은 병원에서 규제를 받았지만, 어째선지 아빠만은 자유로웠다.


 어린 니코는, 규제받지 않는 이유는 그저「특별해서」라고 생각했다.

임신하고 있는 것도 있어서, 엄마는 일을 빨리 끝내는 날이 많아지게 되었다.


 오늘은 엄마가 돌아오는 날에, 예전 앨범을 가지고 오셨다.

엄마는 그대로「매점에 다녀올게, 맛있는 거 사올 테니까」라며 병실을 나오셨다.

「네-」라고 말하고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니코.


앨범 안에는, 엄마와 아빠의 대학 시절의 사진도 있어서, 니코는 처음 보는 부모님의 어린 모습을 보고 기뻐했다.


「아빠, 예전 모습이 더 멋지잖아! 니코, 이쪽의 아빠가 더 좋아」

「윽… 푹푹 박히는구나, 니코의 말이…」


 슬퍼하는 아빠의 머리를, 옳지옳지 하며 쓰다듬어주니, 아빠는 다시 웃으셨다.

 아빠와 이야기하는 시간은, 니코에게 있어 무엇보다 행복했다.


엄마와 아빠의 결혼식 사진도 있었다.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얼굴을 붉히며 울고 있는 엄마와, 부끄러워하는 아빠.

 아빠는 예전에 인기 있었다고 했는데, 정말 그대로였다, 친구가 엄청 많았다.

행복해 보이는 둘의 모습이 몇 장이고, 몇 장이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페이지쯤에서, 엄마가 원숭이 같은 조그만 아기를 안고 있는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아기에게, 아빠가 이마를 맞대고 있는 사진이 있었다.


「있지, 아빠-. 이 아기 누구야?」


아기를 가리키며 물어보는 니코에게 아빠는「니코야」라고 하셨다.

솔직히 조금 놀랐다. 니코는 아기 때 이렇게 생겼었어…? 좀 더 귀여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후의 사진은 어느 사진이든지 니코가 찍혀있었다.

그걸 그리워하는 듯이, 아빠는 예전 사진을 볼 때마다, 사랑스럽게 그 사진들을 쓰다듬으셨다.


 …한 장 한 장, 몇 번씩… 몇 번씩, 아빠는 사진을 쓰다듬으셨다.

그 다음에 있는 건, 니코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의 사진이었다. 이때쯤 되니, 니코도 납득할 정도의 귀여운 모습이 되어 있었다.


「…그립네… 니코의 입학식 때야. 기억나니?

 니코, 엄마의 허리를 붙잡고 엄청 울었단다」

「……우으… 기억하고 있어… 그야 엄마랑 아빠하고 떨어지기 싫었는걸…」


 아빠가 말하는 대로, 사진 속의 니코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듯이 엄청 울고 있었다.

엄마 허리 뒤에 숨어서 떼를 쓰고 있었다.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았던 걸까.

유치원의 친구들과 떨어져,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하는 건 니코에게 있어 슬픈 일이었던 것 같다.

그걸 어색하게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는 엄마와, 익숙한 듯이 미소를 짓는 초등학교 선생님.


 그 광경을, 분명 아빠는 웃으면서 찍고 있었겠지.

앨범을 펼쳐갈 때마다, 그곳에는 니코가 아기일 때부터의, 여러 추억이 담겨있었다


「……분명 니코가 성인이 될 때는. 엄마처럼 아름다운 아가씨가 되어 있겠지」


 아빠가 작게 중얼거렸다. 처음 듣는 단어에 니코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성인?」

「…응. 성인이 되면 말이지, 정식으로 어른으로서 인정받는단다.

 성인식이라고 해서 그 지역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성인이 된 니코를 축하해주는 날이 오는 거야.

 …아름다운 후리소데를 입고, 예쁘게 화장을 받고…, 그런 니코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아빠는 행복해진단다」


 그때, 한 순간, 아빠는 쓸쓸하게 웃음 지으셨다.

이유는 잘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니코는 원래의 아빠의 미소가 보고 싶어서, 작은 머리로 고민했다.


 그래서, 아빠의 커다란 손을 잡고, 최고의 미소로 이렇게 말했지.


「그럼 니코, 후리소데 입고 성인식에 가서, 또 아빠한테 사진 찍어달라고 할게!!

 니코, 엄마 같은 예쁜 사람이 될 테니까, 그때까지 기대하면서 기다려줘!」


 …분명 아빠는, 곧 미소를 지으실 거라고 생각했다.


 「……―――.」


 하지만, 니코의 말에 아빠는 말을 멈췄다. 한숨이… 떨리는 소리가 났다.

 

 …병실 밖에서 누군가가 오열하는 소리가 들렸다.

문틈으로 엄마의 검고 긴 머리카락이 보인 듯했다. 정장을 입은 좁은 어깨가 떨리는 것이 보였다

마치 니코에게 보이지 않도록… 문 밖에서 등을 기대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 같았다.


 「…어라? 엄마…?」…매점에서 돌아온 걸까.

 어째서 들어오지 않는 건지, 이상하게 생각되어 무심코 문 너머에 말을 걸었다.

 그때, 뚝 하는 소리와 함께, 앨범에 작은 물방울 하나가 떨어졌다.


물방울이 떨어진 곳을 바라보니, 그곳에는 아빠의 얼굴이 있었다.…

 눈꼬리가 내려간 아빠의 눈에서, 작은 물방울들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아빠가, 울고 있었다.


 …처음이었다.

 

 처음으로, 아빠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것을 보았다.

 처음으로, 아빠도 엄마나 니코처럼 울 수 있는 것을 알았다.


곧바로 한 쪽 손으로 눈가를 닦은 아빠는, 울고 있는데도, 입가에 상냥한 미소를 지으셨다.


「……아빠? 왜 그래…?」

「……미안, 아무 것도 아니야. 잠깐 눈에 먼지가 들어가서…」


아빠는 니코를 껴안았다. 아빠에게서는 따뜻한 냄새가 났다. 커다란 손바닥으로 몇 번이고 니코의 머리를 쓰다듬으셨다.

간지러워서, 하하 하고 웃었다, 아빠도 같이 웃었다. 그 뺨을 흐르는 눈물의 의미를, 니코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니코가 웃으면, 아빠도 웃게 된단다」

「정말?」

「그래. 아빠뿐만이 아니야, 엄마도 그렇거든. 니코가 웃으면 언제나 따라 웃잖니?」

「응! 니코, 아빠랑 엄마가 웃는 모습, 정말 좋아해!」


 아빠는 니코를 안아, 침대 위에 앉혔다.


「……어른이 된 니코는, 뭘 하고 있을까」

「아이돌이야, 꼭 아이돌이 될 거야!」


 니코는 아빠에게 기대며, 침대에 늘어진 다리를 버둥거리며 움직였다.

니코는 뿅뿅 발에서 튀어 오르는 슬리퍼를 그렇게 움직이면서 놀았다.

「아이돌은 어떤 직업이라고 생각하니?」

「싱글벙글 웃는 직업이야ー! 니코에게 딱 맞지?」


 니코는 포즈를 취하고, 아빠 쪽을 돌아보며 싱긋 웃었다.

귀엽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니코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빠가 니코에게 가르쳐준 것이 있다.


「…니코, 아빠는 말이지. 생각한단다―――。」


 그건, 신념이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신념을, 니코에게 가르쳐주셨다.


 그 날을, 니코는 평생 잊을 수 없어.




「…자신이 미소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미소로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아이돌이라 부른다고 생각한단다.」

「…에?」


「…예를 들면, 힘든 일이나 슬픈 일이 있어도, 자연스럽게 웃는 얼굴이 되고… 행복한 기분이 될 때가 있으면…。

 누군가를 순식간에 그런 기분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

 …니코가 그런 존재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단다」


「…니코가 모두를 웃게 해줘…? 니코니코니- 로 웃게 만들어주는 거야…??」


「……응. …니코라면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아빠는 멋대로 믿고 있단다」


 …솔직히 잘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아빠의 충혈된 눈을 보고 있으니, 자연스럽게「…응」이라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내가 있었다.

그리고 조금 있으니, 병실의 문이 열렸다. 엄마가 사각형의 하얀 상자를 손에 들고, 밝은 웃음을 지으며 들어오셨다.


「늦어서 미안해~, 매점에서 맛있어 보이는 케이크를 팔길래 사 와버렸어ー!」


 엄마의 눈도, 붉게 충혈되고, 살짝 부은 것처럼 보였다. 화장을 잘못 한 걸까.

마치 울고 난 후의 눈처럼 보였다. …니코의 기분 탓이려나.

 

케이크란 말이 니코는 정말 기뻤다.「와아-!케이크!」라며.


「셋이서 먹을까, 니코가 가장 먼저 골라도 좋아」

「신난다-!, 니코는 딸기가 올려져 있는 게 좋아!」


 순서대로 케이크를 골랐다. 아빠가 제일 마지막. 언제나 아빠는 니코와 엄마에게 먼저 케이크를 양보해 주신다.

…남은 케이크, 아빠는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던 걸까… 그 날, 아빠는 케이크를 다 먹지 못하셨다.


 그 대신, 물을 잔뜩 마셨다. 조금이지만 기침도 했다.

그런 아빠를 보고, 엄마는 슬픈 듯 입술을 깨무셨다… 하지만, 미소를 지으며 오늘도 셋이서 하루를 보냈다.




 ――그 3일 후였다. 쉬는 날 아침. 엄마와 같이 병원에 갈 준비를 하고 있으니, 갑자기 전화가 울렸다.


 아빠가 입원한 병원이었다.

수화기를 든 엄마가, 전화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멍하니 서있었다.


「……알겠습니다… 지금, 가겠습니다…」


 그렇게 작게 중얼거린 후, 전화를 끊은 엄마는 평소대로의 미소를 니코에게 지어주셨다.


「자- 니코. 빨리 준비하렴, 아빠를 만나러 가야지!」

「응, 화장실 갔다가 바로 출발할게!」


 엄마가 할 수 있었던, 최대한의 허세였다, 니코는 깨닫지 못했다.

병실에 도착하니, 평소와는 살짝 상태가 달랐다. 아빠에게 이상한 관들이 잔뜩 달려있었다.

 …엄마와 니코를 보고 의사 선생님이「…진정하고 있어주세요」라며, 고개를 숙이며 간호사와 함께 나갔다.


엄마는 손을 입에 대고, 당장이라도 울 것 같았다.

 아빠가, 엄마와 니코를 눈치 채고, 산소마스크를 쓴 채로 웃으셨다.

「…미안해, 아침부터」라고, 그런 말을 하셨던 것 같다.

엄마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의자에 걸터앉아, 그 소중한 부적을 아빠의 손에 쥐어주셨다.

 몇 번이고 고개를 숙이고, 몇 번이고 입술을 깨물면서, 눈에서 무언가가 쏟아지지 않도록 눈을 감으셨다.


「엄마, 왜 그래?」꾹꾹 옷을 잡아당기니 엄마가 니코를 돌아보셨다.

아빠는 변함없이 상냥한 얼굴로 엄마와 니코를 바라보고 있는데.


「아…, 아냐… 미안… 니코. 아무 것도 아니야」


 엄마가 니코의 손을 꽉 쥐었다.


셋이서 여러 이야기를 했다. 엄마의 배는 꽤 커져서, 다음 달 쯤이면 만삭이 될 거라고 하셨다.

 아빠는 그 날, 평소보다 엄마의 배에 많은 이야기를 하셨다.


「들리고 있니?」라던가 「이제 금방이구나」라던가 「…싸우는 것도 좋지만, 꼭 화해해야 한다」라던가.

 마치 배 속의 동생들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니코는 오늘은, 그런 아빠를 보고, 떼를 쓰지 않았다… 어째선지 할 수 없었다.


 …뭐, 싫어도 다음 달에는 태어나는 거고, 약간쯤은 아빠 편을 들어줘도 되겠지. 라면서.

이름은「코코로」와「코코아」로 정해져 있었다. 쌍둥이 여자아이.


 잠시 후, 아빠는 산소마스크를 벗으셨다. 그리고 열심히 몸을 일으키셨다.

걱정스럽게 아빠를 침대에 눕히려고 하는 엄마의 손을, 아빠가 잡았다.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그리고, 상냥한 눈빛으로 엄마를 바라보며, 양팔을 벌리고「…와줘」라고 하셨다. 안고 싶다는 신호다.

 「…니코가 보고 있잖아」라고 말하는 엄마였지만, 아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를 부르셨다.


니코는 침대에 턱을 괴고, 그런 둘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빠와 엄마가 사이좋은 건 니코도 기쁘니까 괜찮아.

 엄마가「…울 거야」라고, 작게 중얼거렸다. 아빠에겐 들리지 않은 것 같지만, 니코에겐 들렸다.


아빠가 엄마를 꼭 껴안았다. 엄마도 아빠를 껴안았다.

 「니코도-」라고 말하며 니코가 양 팔을 벌리니, 아빠와 엄마가 니코를 함께 안아주었다. 기뻤다.


「…당신과 결혼할 수 있었다니, 난 정말 행복한 놈이네…」


 …아빠가 그렇게 말했을 때, 엄마가 울었다. 니코는「앗- 아빠가 울렸어!」라고 투덜거렸지만, 엄마는 우는 걸 멈추지 않으셨다.

 엄마가「잠깐 세수 좀 하고 올게…」라며, 겨우 아빠에게서 떨어져 병실에서 나가셨다.


아빠는「울려버렸네…」라며 웃으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니코는「그럼 안 되잖아, 아빠」라며 설교를 해 보았지만, 어째선지 아빠는 행복해 보였다..


하지만, 살짝 숨 쉬는 게 힘들게 돼서, 산소마스크를 다시 입에 갖다 대셨다.

 …겨울 감기라는 녀석이, 아직도 아빠를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했다.


니코는 아빠의 등을 열심히 쓰다듬어 주었다. 이렇게 하면 살짝 편해진다고 하셨으니까.

아빠를 다시 옆으로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배를 통통 두드렸다.

 하지만, 오늘은 어째선지, 좀처럼 편해지질 않으셨다.


 숨 쉬는 게 힘들어 보였지만, 아빠는 미소를 잃지 않으셨다. 어떻게 그렇게 미소를 지을 수 있으신 걸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아빠는 니코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살며시, 말을 꺼내기 시작하셨다.


「…니코, 약속 하나 해줄 수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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